침묵 깬 임은정 검사, 장문의 심경글 “檢이 쌓아 올린 ‘철옹성’ 앞에 어찌할 바 몰라..”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 <연합뉴스>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 <연합뉴스>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 관련 재정신청이 기각되자, 장문의 심경글을 게재하며 검찰 조직을 강하게 비판했다.

8일 정치권 및 법조계 등에 따르면, 임은정 부장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이 쌓아 올린 철옹성 앞에 어찌할 바를 몰라 막막한 적도 있었습니다만, 지치지 않고 계속 두드려볼 각오”라며 “문이라면 결국 열릴 것이고, 벽이라면 끝내 부서질 거니까”라고 운을 뗐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이 내세우는 검사의 사표는 이준 열사다. 대검에 이준 열사 흉상이 있고, 대검에서 이준 열사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으며, 서울북부지검 대회의실은 ‘이준홀’로 불리고 있다”며 “이준 열사는 헤이그 특사로 유명하시나, 알고 보면 대한제국 최초의 검사”라고 밝혔다.

그는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하다가 상관과 부딪치고, 급기야 상관들을 고소하여 쫓겨났다”며 “이준 열사가 고소한 상관들 명단에는 법무대신도 있었다. 이준 열사 흉상을 올려다보며, 검찰이 이준 열사를 기리고 있지만, 이준 열사가 검사로 되돌아오면 또 다시 쫓아낼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명하복의 검찰이 내심 바라는 검사상이 아니니까. 그럼에도 역사는 이준을 열사로 기리고, 검찰은 검사의 사표로 기리고 있다”면서 “역사의 평가는 그렇게 정직하다”고 평가했다.

임 부장검사는 “서울고등법원 형사30부에서 시민단체 사세행의 재정신청을 기각한 데 이어, 지난달 제 재정신청도 기각했다”며 “재판부에서 사세행의 재정신청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기각할 때 제 재정신청도 조만간 기각할 거라고 예상했던 바이고, 대법원까지 갈 것이라고 각오한 터라 담담하게 뉴스를 접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인사 이동으로 인한 이사 준비로 분주했습니다만, 재정신청 기각에 대한 즉시항고장 제출 기한은 재정신청인의 개인적 사정을 고려해주지 않는다”면서 “다행히 변호사님께서 미리미리 준비하고 계셔서 차질 없이 즉시항고장을 제출하였다”고 전했다.

끝으로 임 부장검사는 “저는 이준 검사의 후배다. 이준 검사를 흉내 내다보면 조금은 닮아가겠지요”라며 “주저하지 않고 씩씩하게 가보겠다. 많은 기도 부탁드린다”고 응원을 당부했다.

법원에 따르면 임 부장검사는 전날 서울고법 형사30부(부장판사 배광국)에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재항고는 대법원에 결정·명령에 대한 불복을 제기하는 절차다. 법원은 임 부장검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 무혐의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재정신청을 지난달 26일 기각한 바 있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인이 수사기관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다시 판단을 구하는 제도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지난해 4월 제기된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은 한 전 총리 사건의 검찰 수사팀이 지난 2011년 재판에서 재소자들에게 허위 증언을 사주했다는 진정이 접수되면서 불거졌다.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은 해당 진정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배당해 대검 감찰부의 자체 진상조사를 막고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던 임 부장검사를 수사에서 배제시켰다.

공수처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의 고발로 지난해 6월 윤 대통령과 조남관 전 법무연수원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했으나 지난 2월 무혐의 처분했다. 임 부장검사가 별도로 고발했던 사건도 입건한 뒤 지난 3월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사세행 역시 공수처 처분에 불복해 재정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불기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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