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즈상(수학계 노벨상) 받은 허준이 교수는 대한민국의 자랑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교육, 과연 ‘급식 허준이’를 포용할 수 있을까?”
“아버지가 고대 교수, 어머니가 서울대 교수가 아니더라도?”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 교수 / "카오스 사이언스" 유튜브 영상 캡처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 교수 / ‘카오스 사이언스’ 유튜브 영상 캡처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 교수가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한국 교육의 성공 사례로 평가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무슨 이유에서일까.페이스북 이용자 한세희씨는 6일 올린 글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 교수는 한국의 자랑인가?‘에서 ’한국 시스템에서 자라나 기초과학의 세계적 인재로 성장한 사람이 나타났다!‘는 평가는 ‘국뽕’이라고 지적했다. 한씨는 한 교수가 미국 국적자란 이유로 이 같은 주장을 펴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한씨는 “여러 언론 인터뷰와 기사에 드러난 인생 궤적을 보면 수학자 허준이는 한국 교육의 성공 사례가 아니라, 한국 교육에도 ‘불구하고’ 성장한 예외적 사례”라고 했다. 한 교수는 시험 위주의 교육에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학교가 영 별로였는지 시인을 꿈꾸며 고등학교를 자퇴하기도 했으며, 서울대에 가서도 공부에 마음을 붙이지는 못했다는 것. 실제로 허 교수는 우울증 때문에 학교를 10학기 이상 다녔고 D와 F 학점을 여러 번 받았다.

한씨는 허 교수가 서울대에 석좌교수로 온 일본의 세계적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를 만나 인생의 전기를 맞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의 수업은 처음에 100명이 넘는 학생이 수강했는데, 내용이 너무 어려워 나중엔 손가락에 꼽을 만큼만 남았다. 허 교수 역시 그의 수업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지만, 당시 과학기자를 하고 싶었던 그는 인터뷰라도 따볼 생각으로 버텼다고 한다. 그는 히로나카 교수와 같이 밥도 먹고 대화도 하는, 사제이자 일종의 친구가 된다. 석사 과정을 하면서도 관계는 이어졌고, 히로나카 교수에게 배운 특이점 이론은 허 교수가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할 때 ‘리드 추측’을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

한씨는 “세계적 석학이지만 이제 노인이 됐고 연고가 별로 없을 외국에 떨어진 교수와 수학자로서 성공하겠다는 기대가 없었기에 도리어 교수 옆에 붙어있을 수 있었던 학생의 만남은 일반화하기엔 너무 특별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면서 ”허 교수를 지적으로 자극한 것은 히로나카 교수를 초빙한 한국의 교육 지원 제도였을까, 제도와는 무관한 히로나카 교수와의 유별난 케미였을까?“라고 물었다.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 교수 / 국제수학연맹 2022년 세계수학자대회 생중계 화면 캡처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 교수 / 국제수학연맹 2022년 세계수학자대회 생중계 화면 캡처

그는 “필즈상 수상자인 히로나카 교수의 추천서로도 그(허 교수)는 12개 미국 학교 중 11곳에서 떨어졌다”면서 “그(허 교수)를 일어서게 한 것이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었을까? 한국의 교육은 그를 알아본 것은 맞을까? 차라리 최고 수준의 지성인인 허 교수의 부모가 일군 가정의 지적, 문화적, 정서적 자산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고 보는 편이 맞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씨는 “똑똑한 아들이 자퇴와 휴학을 반복하고, F학점으로 가득찬 성적표를 받아오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기다리고 참은 부모가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내가 그런 아이의 부모였다면 마음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허 교수의 학문적 성장은 한 인간으로서 위대한 이야기임은 분명하지만 허 교수로 인해 한국 교육의 현실에 대한 질문은 더 무겁고 심각해져야 할 것 같다. 한국의 교육은 지금도 곳곳에 있을 ‘급식 허준이’들을 포용하고 키울 수는 있을까? 아버지가 고려대 교수, 어머니가 서울대 교수가 아닌 학생이라도?”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 교수는 한국의 자랑인가?>

허준이 교수가 미국 국적자라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그는 부모가 미국에서 유학을 하던 시기에 태어나 미국 국적을 얻은 미국인이다. 그런데 두살 때인가 한국에 돌아왔고 초중고와 학부 석사를 모두 한국에서 했다. 그런 면에서 ‘made in Korea’라고 할 수 있다. (중간에 교수인 부모 따라 안식년 등에 외국 생활한 경험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퍼미션 투 국뽕! 드디어 한국 시스템에서 자라나 기초과학의 세계적 인재로 성장한 사람이 나타났다!!

하지만 (여러 언론 인터뷰와 기사에 드러난) 그의 인생 궤적을 보면 수학자 허준이는 한국 교육의 성공 사례가 아니라, 한국 교육에도 ‘불구하고’ 성장한 예외적 사례가 아닌가 싶다.

많은 인터뷰에 언급됐지만, 그는 초등학생 때 수학에서 많이 뒤쳐졌다. (초등 2학년 때까지 구구단 못 외움) 중고등학교 때는 수학을 곧잘 한 듯 하지만 시험 위주의 교육에 별 재미를 못 느꼈다고 한다.

학교가 영 별로였는지 그는 시인을 꿈꾸며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그리고 검정고시로 서울대 천문물리학부 진학. 당시 그의 수학 과외 선생이었던 사람이 지금 교수가 되었는데 당시 허준이 학생에 대해 “어려운 문제도 곧잘 풀었지만,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풀어 점수를 따는 시험 공부에는 약했다. 서울대 합격 소식에 ‘운이 좋았네’라 생각했다”고 증언.

대학 가서도 공부에 마음을 붙이지는 못함. 우울증 때문에 학교를 10학기 이상 다녔고, D와 F 학점도 수두룩했다고 한다.

그러다 서울대에 석좌교수로 온 일본의 세계적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를 만나 인생의 전기를 맞는다. 그의 수업은 처음에 100명이 넘는 학생이 수강했는데, 내용이 너무 어려워 나중엔 손가락에 꼽을만큼만 남았다. 허 교수 역시 그의 수업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지만, 당시 과학기자를 하고 싶었던 그는 인터뷰라도 따볼 생각으로 버텼다고 한다.

그는 히로나카 교수와 같이 밥도 먹고 대화도 하는, 사제이자 일종의 친구가 된다. 석사 과정을 하면서도 관계는 이어졌고, 히로나카 교수에게 배운 특이점 이론은 허 교수가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할 때 ‘리드 추측’을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

해외 석학을 한국에 초빙하는 교육 지원 프로그램이 효과를 본 것이라는 것이 서울대측 설명이다. 히로나카 교수가 서울대에 오지 않았다면 허 교수의 학문적 여정이 완전히 달라졌으리라는 것은 맞다. 놀라운 우연이랄까, 운명이랄까.

하지만 세계적 석학이지만 이제 노인이 되었고 연고가 별로 없을 외국에 떨어진 교수와, 수학자로서 성공하겠다는 기대가 없었기에 도리어 교수 옆에 붙어있을 수 있었던 학생의 만남은 일반화하기엔 너무 특별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야말로 기자들이 좋아할법한 특별한 스토리?

허 교수를 지적으로 자극한 것은 히로나카 교수를 초빙한 한국의 교육 지원 제도였을까, 제도와는 무관한 히로나카 교수와의 유별난 케미였을까?

허 교수가 서울대 수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하며 좋은 가르침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전 모든 초등 중등 대학으로 이어지는 국내 교육 과정에서 그는 부적응자였다. 필즈상 수상자인 히로나카 교수의 추천서로도 그는 12개 미국 학교 중 11곳에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일어서게 한 것이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었을까? 한국의 교육은 그를 알아본 것은 맞을까?

(외부자가 정확히 알 수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차라리 최고 수준의 지성인인 허 교수의 부모가 일군 가정의 지적, 문화적, 정서적 자산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고 보는 편이 맞지 않을까? 그리고 당연히 재수하는 동안 과외 선생을 붙여주고, 대학을 6년을 다녀도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도 중요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똑똑한 아들이 자퇴와 휴학을 반복하고, F학점으로 가득찬 성적표를 받아오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기다리고 참은 부모가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내가 그런 아이의 부모였다면 마음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허 교수의 학문적 성장은 한 인간으로서 위대한 이야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허 교수로 인해 한국 교육의 현실에 대한 질문은 더 무겁고 심각해져야 할 것 같다. 한국의 교육은 지금도 곳곳에 있을 급식 허준이들을 포용하고 키울 수는 있을까? 아버지가 고려대 교수, 어머니가 서울대 교수가 아닌 학생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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