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권력기관 검찰화 ‘속전속결’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윤석열 정부 출범 한 달여 만에 주요 권력기관 검찰화 작업이 완성되어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를 새 정부 첫 금융감독원장으로 발탁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7일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금감원장으로 이 전 부장검사를 임명 제청했다. 윤 대통령이 임명하면 인선 절차가 완료된다.

이 전 부장검사는 불과 최근까지 특수통 검사로 재직하던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그는 검찰 수사권 분리에 반발해 사표를 내고 불과 2주 전 검사복을 벗었다.

특히 이 전 부장검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 판사사찰, 검언유착 사건 감찰 및 수사 방해 등 혐의로 징계를 받은 윤 대통령을 적극 비호하는가 하면, 지난 4월 사표를 내면서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검찰 수사권 분리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공공연하게 압력을 넣기도 했다.

단순히 검찰 직무상 가치를 공유하는 관계를 뛰어넘어 윤 대통령을 필두로 한 대정부 권력 투쟁에서 힘을 실어줬던 중요한 정치적 동반자였던 것이다.

이밖에 공정거래위원장에는 검찰 출신인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내정한 상태다.

검찰 출신 측근, 그중에서도 정치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인사를 권력기관 요직에 발탁하는 인사 행태는 윤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본격화됐다.

측근 검사장이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기용한 이후 법무부에 공직자 인사검증 기능을 부여해 사실상 대통령 직할 인사검증 시스템을 안착시키는가 하면, 문재인 정부 시절 일정 부분 ‘탈검찰화’가 이뤄졌던 법무부 핵심 보직에 검사들을 두루 앉히면서 법무부를 다시 검찰이 장악하도록 했다.

대통령 비서실 역시 측근 검사들을 전진 배치했다. 간첩조작 사건 당시 조작된 증거를 제출했다가 징계를 당한 이시원 전 검사와 검찰 재직 시절 수차례 성비위로 징계성 처분을 받은 윤재순 전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각각 공직기강비서관, 총무비서관으로 버젓이 발탁했다. 이밖에 주진우 법률비서관,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강의구 부속실장도 검찰 출신이다.

지난주에는 국무총리실, 국가정보원 핵심 보직을 검찰 출신으로 꾸렸다.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박성근 전 서울고검 검사를,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 조상준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발탁한 것이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조직과 인사, 예산을 관장하는 국정원 내 2인자다. 총리 비서실장에 고위검찰 최측근을 앉힌 것도 의미심장하다. 다수 의석 야당의 인준 연계 전략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한동훈 장관 발탁을 강행함에 따라 사실상 ‘버려도 되는 카드’임이 확인된 한덕수 총리의 식물화가 예견되는 대목이다.

권력기관 검찰화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은 간결하다. 그는 이날 출근길에서 ‘정부 요직을 검찰 출신이 독식한다는 비판이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 “우리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하신 말씀에 다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유능하고 적임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사권 상당 부분을 부여받은 경찰에 대한 검찰화 기류까지 포착되고 있다.

현재 행정안전부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 4년 후배인 이상민 장관 지시로 ‘경찰제도 개선 자문위원회’를 꾸려 행안부 장관 업무에 ‘치안’을 추가하는 방안, 행안부 장관의 경찰 지휘·통제권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검찰 출신으로 대선 캠프에서 일한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는가 하면, 위원회에서는 법무부-검찰국 모델과 유사한 행안부-경찰국 설치를 검토했다고 한다.

아울러 개방직인 국가수사본부장을 검찰 출신으로 발탁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남구준 국수본부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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