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李 수사’ 본격화… 野, 계파갈등 접고 ‘단합’ 양상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악재가 들이닥치면서 2022 대선, 6.1 지방선거를 지나며 나타났던 당내 계파갈등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검경 수사의 칼끝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의원을 향하면서 당 차원에서 ‘단일대오’ 형성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 ‘대여(對與) 투쟁’ 모드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최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조사 결과 뒤집기와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 대장동·백현동 수사 등이 진행된 데 따른 대응인 셈이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찌됐든 민주당이 ‘원팀’을 이룬 양상이 보여졌다. 이에 따라 내부 갈등을 일정 부분 봉합하고 ‘강한 야당’이 구축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17일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와 대장동·백현동 수사 등을 ‘정치보복 수사’로 규정, 20일 관련 대응 기구를 출범시킬 것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같은 일련의 수사가 하루 이틀 새 동시 진행된다는 건 분명히 자체 기획됐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박상혁 의원 등에 대한 검찰의 블랙리스트 수사와 의원의 성남 백현동 개발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이 함께 진행되는 데 의구심을 드러낸 것이다.

● 文·李 수사 본격화에… 野 내부서 ‘단합’ 요구 빗발

친이재명(친이)와 친문재인(친문)으로 나뉘어 피 터지도록 싸우던 민주당 내부에서도 검경 수사를 규탄하며 ‘단합’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주민 의원은 지난 16일 한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백 전 장관 구속영장은 청구단계에서부터 좀 과했다”라며 “당연히 기각”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 수사에 대해서도 “과연 정말 아무런 정치적인 의도가 없는 수사인가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전재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결국 수사와 기소라는 공권력을 통치에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라며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블랙리스트 수사 등에 대해선 “문 전 대통령이 타깃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강훈식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최근 문재인 정부와 이 의원을 향한 검경 수사를 언급하며 당내 ‘단합’을 촉구했다.

강 의원은 “지금 내 탓 네 탓 공방할 때가 아니다”라며 “이제 당을 함께할 수 있는 문화로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갈등의 중심인 이 의원 본인도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당내 ‘단합’에 힘을 보탰다.

이 의원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진영, 노선, 계파 등 갈등적 요소는 과감히 내려놓고 오직 국민, 오직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합심·협력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 발표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 해양경찰청,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 발표 ‘번복’

폭풍과도 같던 계파 갈등이 잠잠해진 데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논란도 한몫했다.

당초 해양경찰청은 지난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피해자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던 바 있다.

그런데 지난 16일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라고 발표하며 2년 7개월 만에 당시 발표를 번복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현 정부여당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당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처리에 정치적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라며 당시 발표 경위를 밝히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민주다은 이 같은 정부여당의 움직임에 대해 “전 정부 흠집 내기를 위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전 정권이 북한 눈치나 살살 기었다는 방향으로 몰고 가고 싶으신가 본데, 당시 문재인 정권은 우리 국민의 희생에 대해 북한에 강력하게 항의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이례적으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사과까지 하지 않았나”라며 “솔직히 이걸 지금 왜 꺼내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불쾌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재명 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해왔던 홍영표 의원은 “정권에 따라 실체적 진실도 바뀐다면 이는 곧 국가의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라고 언급했다.

해양경찰청 차원의 발표가 윤석열 정부 아래 이뤄진 배경에 의심을 내비치며 불신을 드러낸 것이다.

● 당내 계파갈등 ‘잠잠’하지만… ‘폭풍의 눈’ 될까

4.7 재보궐선거, 2022 대선, 6.1 지방선거 등을 거치며 이어졌던 민주당 내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가운데, 일각에선 계파갈등의 ‘휴전 상태’가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6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출범한 만큼 전당대회 준비에 속도가 붙으면 당권 도전을 향한 세 싸움이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계파를 막론하고 비판되고 있는 대장동 의혹 관련 이 의원의 수사가 잠재적인 갈등 요소로 꼽히고 있다.

‘피의자’로 명시된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해선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자격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는 23일~24일 민주당 전체 의원 워크숍을 계기로 갈등이 다시금 분출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선 및 지선의 패인을 분석하고 전당대회 운영을 포함한 당 쇄신 방향 등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재명 책임론’과 ‘전당대회 룰 변경’을 두고 계파갈등이 다시금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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