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석열 정부, 급한 불 끄기…길이 될 것인가, 흉이 될 것인가

출처 = 뉴스웨이

윤 대통령은 생애 최초 LTV 상한을 지역, 주택가격, 소득에 상관없이 80%로 완화하고 대출한도는 6억원으로 확대시켰다. 또한, 현재 생애최초 LTV우대시 적용되는 주택가격(투기과열지구 9억 원 이하, 조정대상지역 8억 원) 및 소득 요건(부부합산소득 1억 원)을 미적용으로 바꾸었다.

월세만 놓고 보면 이번 LTV를 완화시킨 것은 특히 청년, 신혼부부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전월세보증금 대출의 경우, 대출한도금액은 2억 2천 2백만 원이고, LTV는 80%이다. 그리고 금리는 은행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평균을 보면 약 3%이다.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소득 외 상환 재원이 인정되기 때문에, DSR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보증금의 80%는 무조건 확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한국부동산원의 수도권 연립, 다세대 평균 월세와 월세 보증금 추이를 조사한 결과, 2021년 7월 시점에, 서울 빌라 평균 월세 보증금은 5683만 7000원으로 나왔다. 전국 평균(2886만 1000원)과 비교하면 2배(96.9%) 정도 높다. 서울에서 월세 보증금이 가장 높은 곳은 강북 도심권(9480만 4000원)으로, 그 뒤를 이은 것이 강남 동남권(8782만 6000원)이었다.

또한, 경부1권의 평균 월세 보증금은 7394만 9000원으로, 경기도 평균치(2730만 5000원)의 2.7배에 달한다. 경부1권 다음으로 높은 경의권(김포, 고양, 파주)은 2722만 9000원, 남양주, 구리, 하남, 광주가 속한 동부1권은 2703만 7000원으로 나타났다.

즉, 1억원 정도 있으면 월세 보증금을 마련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지어,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그 한도금액이 2억 2천 2백만 원에 달한다. LTV가 완화되면서 지금 당장 큰 돈이 빠져나갈 일이 없어졌기 때문에, 청년과 신혼부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좀 덜 할 것이다. 이자 같은 경우도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달마다 지불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불하는 입장에서 부담감이 덜할 것이다.

이것이 대출의 좋은 점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당장 큰 돈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방을 찾을 확률이 0%에서 상당히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의 생활을 개선하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지금은 좋은 여건의 집에 살고 있지 못하지만, 미래에 좋은 여건의 집에 살기 위해 돈을 모으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그렇게 되면 앞으로 몇 년간은 그 좋지 못한 여건의 집에 살아야 된다는 것이 된다. 하지만, 대출을 통해서 미래의 좋은 생활을 가불로 미리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세의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2월 수도권의 평균 전세가격은 5억 4천 1400만 원이다. 전월세보증금 대출 한도가 2억 2천 2백만 원인 것을 고려하면, 너무나도 높은 가격이다. 전월세보증금 대출로는 턱도 없다는 것이다. 만약, 2억 2천 2백만 원 전액을 대출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나머지 3억 정도가 더 필요하다. 심지어,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같은 경우는 보증금이 1억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 청년이나 신혼부부에게 목돈 3, 4억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닐까. 대출 타겟이 청년, 신혼부부인데 그 현실적인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지금 당장 좋은 집이 아니더라도 미래를 위해 돈을 비축하면 된다. 하지만, 그 시점에서는 이미 청년, 신혼부부가 아니게 된다. 애초부터 타겟 설정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매매 같은 경우는 점입가경이다. 40~50%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건드리지 못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집값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원리금 상환액이 연간소득의 40~50%를 넘지는 못하는 셈이다.

KB 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2021년 말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 8250만 원으로 2016년 말(5억 9828만 원)에 비해 80.9%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7억 7414만 원으로 5년 전(3억 9860만 원)의 두 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LTV 80%로 중위가격 아파트를 사면 서울은 8억 6000만 원, 수도권은 6억 2000만 원 정도가 한도다.

보금자리론 대상(2자녀 이하)이 아닌 연소득 1억 원인 가구를 예를 들어 보자. 연 4%로 만기 35년짜리 대출을 받는다면 1억 원당 원리금 상환액은 약 680만 원이다. DSR 40%면 원리금 상환액이 연간 4000만 원을 넘길 수 없다. 즉 5억 9000만 원 이상 대출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 모두 LTV 80% 한도에 못 미친다. 취·등록세 등 부대비용까지 감안하면 서울은 5억 원 이상, 수도권은 2억 원 이상 자기자금이 필요하다.

정부는 DSR 한도를 높이지 않고도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우회로 두 가지를 마련했다. 만기를 늘리고 장래의 소득을 반영하는 방법이다. 만기를 늘리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 대출한도가 높아진다. 위의 사례에서 만기를 40년으로 늘려보자. 연간 1억 원당 원리금상환액은 645만 원으로 줄어 대출한도는 6억 2000만 원으로 5%가량 커진다. 8월에는 청년층과 신혼부부들을 위한 50년 만기의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이 나올 예정이다.

정부의 또 다른 접근은 DSR 계산 때 미래소득 반영폭을 확대하는 방법이다. 통계청 자료(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가구주 연령별 가구소득(중앙값)은 20대 3068만 원, 30대 5738만 원, 40대 6510만 원, 50대 6365만 원, 60대 2963만 원이다. 연소득 3000만 원인 30세 차주가 20년 만기로 대출을 신청하면 50세일 때 소득이 6500만 원이라고 가정해 DSR 기준 연소득을 4740만 원으로 인정하는 식이다.

종합해보자면, LTV 상한을 올린 것과 대출한도를 올린 것 자체는 좋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매매와 전세 상황을 보았을 때, 아직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매의 경우, LTV와 DSR은 일심동체인 것을 고려해보면, DSR도 손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아파트의 경우의 이야기다. 이런 현실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오피스텔, 연립다세대, 단독주택 등 아파트 대체재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2022년 2월 수도권 오피스텔 평균매매가격은 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훨씬 저렴한 2억 3124만원 수준이였다. 물론, 자본주의인 이상, 자신의 자본에 맞는 생활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수 도 있다. 그리고, 반드시 아파트가 아니여도 되고, 자신의 재정상황에 맞는 삶을 하면 된다. 하지만, 국민의 좋은 삶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복지이다. 그리고, 이런 살인적인 부동산 상황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 아파트에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선택한 것이 윤석열 정권이 아닌가. 아직 정권 초반 단계이고, 어쨌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가 크게 첫 걸음을 디뎠다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할 수 있다. 첫 단추를 잘 맨 만큼 앞으로도 잘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빚내서 집사라는 말이냐”라는 이번 정책에 대한 비판도 들려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 되묻고 싶다. 어떤 방법이 있다는 말인가. 정부에서 돈을 뿌리면 되는 것인가. 만약 정부에서 지원금의 형태도 일정의 금액을 지급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재정상황을 고려했을 때 소액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러한 행태는 자본주의의 이념을 몰각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 그 자체의 안정화일 것이다. 물론, 그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현황에서 지금 당장 좋은 삶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현실적인 정책이라 생각한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것은 일류고, 유지시키는 것은 이류고, 악화시키는 것은 삼류다. 즉,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킨다는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안정화시킬 때까지 이러한 당장의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정책 없이 기다려라고 하는 것은 국민에게 고난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가. 하나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대출이 완화되면서 대출의 절대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점이다. 앞으로의 대처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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